Living in the middle latitudes, we sense and experience polar ice caps through words delivered and images presented to us. As the media consistently circulates information about glaciers, the language of crisis and warnings concerning the changes in the polar region is perpetually reproduced in the forms of standardized slogans and moral practices. Within the boundaries of dissemination and replication, it seems that the only action we, residing in the mid-latitudes, can take is reducing waste and practicing responsible consumption. There are no apparent alternatives. Fragile! explores the standardized language images of glaciers and rigid practices of individuals. The work stems from an ecological consciousness, but the artists avoided advancing it to a new slogan or moral message.

The crux of Fragile! is the nine art shipping and storage crates positioned on the floor. Inside the boxes are nine engraved images, instead of the material substances of glaciers, and built-in devices that can transport and store them. On the surface of the boxes are assorted phrases and symbols that request caution, much like any typical art shipping and storage crates, hinting at the functions and purposes of the containers. The nine boxes prompt us to reflect the way in which virtually everything – not only the innumerable materials and products of the contemporary era, but also information, knowledge, and images – are transported and shared. They guide us to deduce the distribution process through which news on polar glaciers is delivered to the common citizens of the middle latitudes, stored, reproduced, and recreated into distinct information and goods.

The nine glacier images have not been diluted by any intervening explanations, analyses, or directions. They are projected onto the screens of the exhibition space as nine lumps of light, depending on the viewers’ movements and steps. The nine images operate without a predetermined order or set of rules, repeatedly turned on and off in accordance with the gestures and behaviors of the audience passing by the motion sensors that are installed throughout the exhibition venue, both inside and outside. For example, if a viewer outside the exhibition space walks past a sensor in the corridor or at the information desk, whilst another is viewing the artwork, the box that corresponds to the designated spaces will emit light, which is then superimposed and reflected onto the screens.

The pure images of glaciers reproduce yet more of the same kind and subject matter through the gestures and movements of the visitors. This offers clues to what formulates and disseminates the contemporary language images of the substance of the world, represented by glaciers, or its segments. We can also gauge how we absorb and reproduce events and information from distant places. All visitors passing through the museum entrance and the information desk will be held responsible for creating and moving the glacier images projected onto the screens. With or without knowledge of how the nine boxes operate, they partake in the formation of the ice cap images. This parallels everyone’s shared contributions to the abnormal weather extremes of today that melt polar glaciers at an accelerated pace. Inside the wooden crates transferred to the museum is the consequence of all the movements and contemplations of such everyday people.

It now seems to be the moment to prompt action from the gestures and steps of these viewers with questionable innocence. However, Moojin Brothers eschewed standardized slogans or moral practices in their work. They wished to explore a section of the world that exists only as an idea through tangible experiences and sensations grounded in the present reality. They saw it as necessary to view the world defined by apocalypses and ruins from a slightly different perspective. Circulated words and framed images lead to our habitual consumption of information and our tangled self-reflections, and, ultimately, recurring experiences of powerlessness and futile acceptance that there is nothing we can do in this reality.

The artists, thus, abstained from articulating glaciers through distributed language and framed images, despite the fact that they cannot encounter or get their hands on actual ice caps in present reality. They initiated their work from a consciousness of issues regarding the kind of reality in which we currently exchange information about the world, represented by glaciers, and scenes led by media. Their exploration stems from the belief that if helplessness is indeed what we undergo in a world where climate change, wars, and other factors have intensified the sense of urgency to its peak, we should be exploring and contemplating even the negative energies and sensations. This is why they incorporated art storage crates so fragile that they cannot store even a small ice cube from a freezer, let alone genuine ice caps. What the artists needed to share with the visitors was not the costly piece of glaciers melting at this very moment, but the opportunity to collectively explore and reflect on the ways in which the ice fragment is shared and operates in our lives.

This reveals the purpose behind the deliberate exposure of the electrical wires connecting the boxes and their devices: they serve as a reminder of what is indispensable for creating and moving things in the present era. The language of caution, Fragile, functions more than as a detached warning tossed at one another to safeguard the contents of the boxes. All who visit the exhibition should question what is required in the physical setting of the exhibition venue to enable the work and audience experiences. The viewers who have entered the exhibition space ponder upon the material conditions needed for the artwork to operate, eventually recognizing that the existence of others is yet another prerequisite. A viewer standing still within the exhibition space can see the glacier images only if there is another walking past a motion sensor installed somewhere in the museum.

We cannot prevent an ecosystem in a distant place from collapsing at this very moment. However, observing electrical cables lying carelessly on the floor of the exhibition space, the viewers will dwell on what enables the glacier images, generated through a single movement of our bodies, and examine this query from various points of view. Moojin Brothers hope that, by moving briskly, the audience will be able to alleviate the sense of powerlessness felt in the face of pressing issues of the world, even if the experience is confined to the limited peripheries of the exhibition space. They, in fact, request everyone to silently retrace the path and glacier images created by their gestures and footsteps, as well as their meanings. Perhaps then, if not until then, we would be able to ruminate together on the connections to the ecological environments of the world, enabling independent ethical thinking and practices that aim to protect and preserve them.


중위도에 살고있는 우리는 전해지는 말과 보여지는 이미지를 토대로 극지방의 빙하를 감각하고 경험하고 있다. 빙하에 대한 정보가 미디어 매체에 의해 끊임없이 유통되는 가운데, 극지방의 변화에 대한 위기와 경고의 언어는 획일적인 구호와 도덕적 실천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유통과 재생산의 바운더리 안에서 중위도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과 착한 소비를 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는 듯하다. <Fragile!>은 이처럼 획일적인 빙하의 언어이미지와 개인들의 경직된 실천 행위를 탐색한 작업이다. 생태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시작점이었지만, 이를 새로운 슬로건이나 도덕적 메시지로 끌고 가는 방식은 지양했다.

<Fragile!>의 중심은 전시장 바닥에 놓인 9개의 미술품 운송 및 보관 박스이다. 박스 내부에는 실제 빙하라는 물질이 아니라 9개의 음각된 이미지로 들어있으며, 이를 운송하고 보관할 수 있는 장치가 함께 내장되어 있다. 박스 표면은 여느 미술품 운송 및 보관 박스처럼 Fragile을 비롯한 몇 가지의 주의 문구와 기호가 붙어 있어 이 박스의 기능과 역할을 짐작케 한다. 9개의 박스를 통해 동시대의 수많은 물질과 상품들만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 이미지에 이르는 거의 모든 것들이 어떻게 이동되고 공유되고 있는지 그 방식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극지방의 빙하에 관한 소식이 중위도 지역의 평범한 시민에게 전해지기까지의 유통 과정과 그것이 저장되고 재생산되어 또 다른 정보와 상품으로 탄생하게 된 과정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9개의 빙하 이미지는 어떠한 설명이나 분석, 방향성 등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빙하의 이미지다. 다만 9개의 빙하 이미지는 관객들의 움직임과 걸음걸이에 따라 전시장 스크린에 9개의 빛 덩어리로 투영된다. 전시장 내부와 외부 곳곳에 설치된 동작감지센서 앞을 지나는 관람객들의 몸짓과 관람 행위에 따라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해 9개의 이미지는 정해진 순서와 규칙 없이 작동된다. 가령 어떤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있는 동안 바깥의 다른 관람객이 복도와 안내 데스크의 센서 앞을 지나면 그 공간과 연결된 박스로부터 나온 빛이 중첩되어 스크린에 반영되는 식이다.

순수한 빙하 이미지가 관람객들의 몸짓과 이동경로를 통해 매번 새로운 빙하 이미지를 재생산한다. (빙하로 대표되는) 이 세계라는 물질, 혹은 그 단면에 관한 동시대의 언어이미지가 무엇에 의해 만들어지고 분포되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지점이다. 동시에 우리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아주 먼 곳으로부터 벌어진 사건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재생산하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 입구를 지나 안내데스크를 거쳐온 관람객들은 모두 스크린에 투영된 빙하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동시키는데 공통의 책임자가 될 것이다. 9개의 박스가 작동되는 원리를 알든 모르든 그들은 모두 스크린에 투영된 빙하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에 참여하게 된다. 오늘날 극지방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으며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이상 기후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술관으로 배송된 나무 박스에는 이처럼 평범한 인간들의 움직임과 사유가 만들어낸 결정체가 들어있다.

그렇다면 이제 이 무구하지 않은 관람객들의 몸짓과 발걸음으로부터 어떤 실천을 이끌어낼 차례인 것 같다. 하지만 무진형제는 이 작품으로부터 획일적인 구호와 도덕적 실천을 배재하려 했다.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세계의 한 단면을 지금 이 현실의 구체적인 경험과 감각으로 끌어와 탐구해 보고 싶었다. 종말과 폐허로 규정되어 가는 세계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었다. 유통된 언어와 프레임화된 이미지는 우리를 습관적인 정보 소비와 복잡한 자기 반성으로 이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이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과 성급한 체념만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무진형제는 지금 이 현실에서 실제 빙하를 접하거나 손에 넣을 수 없음에도 이를 유통된 언어와 프레임화 된 이미지로 사유하지 않으려 지금 우리가 (빙하로 대표되는)세계에 대한 정보와 미디어 매체가 주도하는 장면들을 어떠한 현실에서 주고받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해 보았다. 지금 기후이변과 전쟁 등에 의해 위기감이 극에 달한 세계 속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게 무력감이라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와 감각마저도 스스로 탐구하고 사유해야 하는 몫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의 빙하는 물론 냉동고에 보관중인 얼음 한 조각조차 보관할 수 없을 만큼 연약한 미술품 보관박스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관객들과 공유해야 하는 건 실제로 녹고 있는 값비싼 빙하 조각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그것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는 또 이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는지, 함께 탐색하며 고민해볼 기회를 마련해 보고 싶었다.

박스와 장치들을 연결하는 전기선을 노출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오늘날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고 이동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해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이때 Fragile이란 경고의 언어는 박스 속 내용물을 지키기 위해 서로에게 던지는 차가운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 당장 박스가 놓인 전시장이란 현실의 환경에서 작품과 관객의 활동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전시장을 방문한 모두가 함께 생각해볼 문제이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각자 작품이 작동되기 위한 물적 조건에 대해 생각하다 종국엔 작업이 작동되기 위한 또 다른 조건, 즉 타인의 존재를 깨달을 수밖에 없다. 전시장 안에서 가만히 서 있는 관람객이 빙하의 이미지를 관람하려면 동시에 또 다른 관람객이 미술관 어딘가에 설치된 동작 센서 앞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저 먼 곳의 생태계가 무너져내리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관객들은 전시장 바닥에 무심하게 놓여있는 전기선을 보며 우리의 신체가 만들어내는 한 동작이 만들어내는 빙하 이미지가 무엇에 의해 가능한지 다각도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비록 전시장이라는 작은 테두리지만, 그 안에서라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세계의 당면한 문제들 앞에서 느끼게 되는 무력감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렸으면 좋겠다. 오히려 각자의 몸짓과 발걸음이 그려 나가는 동선, 빙하 이미지의 의미를 조용히 되짚어 보길 바란다. 그럴 때 비로소 세계의 생태환경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함께 고민하며, 동시에 그것들을 지키고 보존할 각자의 윤리적 사유와 실천이 가능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