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oem for Vanishing Language

According to UNESCO’s language archive, there are approximately 7,000 different languages exist in the world. However, about half of them are in danger of disappearing within this century. Extinction of language can be compared to that of ecosystem. It may be rational for the existing species to be eliminated when a superior species appears. However, today’s massive extermination is unheard of, and movements to protect minority languages against it gradually arise. Moojin Brothers’ work seems similar to the behaviors to conserve the language in danger of extinction. However, as opposed to realistically and meticulously recording the very last users’ utterance of an endangered language in order to prevent its death, Moojin Brothers recreate the stories - that have likely been missing - through their poetic sensitivity by which contemplating the multiple layers of life and art is possible again.

Worldling’s Dialogue is an exhibition in which the stories that were created Moojin Brothers’ so far are scattered around a small hanok(traditional Korean house) in Seongbuk-dong. Narrators in the stories by Moojin Brothers seem to be gazing at each other silently while exchanging their hidden stories. There is no particular conspiracy or secret behind the reason why their stories are hidden. They have simply settled deep below the surface of history, just like the languages that vanished forever while nobody paid attention to them. Before facing the work in person, the audience needs to take down the red curtain and to enter into E’juheon hall. Behind the curtain, the space is empty and feels blank, but the air is filled with the sounds of stories floating around. The lighting that quietly illuminates the space calmly leads us to another time and space, like the light in confessionals. In the master room, located to the left of hall, the two brothers appearing in the new work Scriptures of The Wind (2016) are working diligently. The brothers are preserving and caring for a strange-looking substance that their father left them with. So their display cabinet is stuffed with things that they can’t even recognize. Rather than identifying this substance, the brothers are surrounded by them, which are like their father’s keepsake, and are living the life that is cut o from the world. The brothers’ blind diligence for unidentified substance seems to resemble the circumstance of today’s young generation that struggles within the given system, in a strange way. As a way to extricate them, Moojin Brothers summon the mythical animals in “Book of Imaginary Beings” by Borges. Fictitious existences sometimes are the best media that enables to go beyond the reality. Scriptures of The Wind is Moojin Brothers’ first attempt at stop motion animation. The overall segmental narration and unique texture of images in the video create a synergy with the unique effects of stop motion.

As Ouroboros in Scriptures of The Wind creates a circular loop of infinite time, the object installed with Mumming Age (2012) symbolizes the idea of the unknown time of woman in Room 1902- unknown of where it began, how it began and how much has passed. She embraces the image of an artist that doesn’t give up on the work in a shabby workroom, despite the auditory hallucination. As the ‘shadow of time’ passes by, the entrance of tunnel in The Last Sentence (2015) appears in sight. There, the worker ‘M’ is sitting alone. The e ort to avoid a damp and shabby room vanished like a lie. In a strange chaos of whether to console M or not, or such consolation would even be possible or not, the audience makes it out of the tunnel and takes down the red tent to stand on Lee, Joo Hun’s small yard. As the audience takes a breath of fresh air, the scene of reconstruction reaching the sky catches the eyes. Granny Eetto Eetto in The Heap (2015), in the corner of the yard, crosses the collapsed village in the appearance of an ominous prophet from behind. In this exhibit, Moojin Brothers enables the audience to sense the virtual reality that they created closer through the theatrical elements of objects and drawings in the videos, which are positioned throughout the place, beyond mere screening.

Characters that appear in the world of Moojin Brothers all seem to be under control of strange calling. Of course, it is the identity that Moojin Brothers have given to them, just like they named the main characters. If there is a hidden side of their lives that Moojin Brothers didn’t cover, what would it be like? The brothers in Scriptures of the Wind may still dream of a happy encounter with their father, and the woman in Room 1902 in Mumming Age may be reaching over the ecstasy, lost in her own art. The characters’ execution in the loss of purpose and direction can be interpreted as the fantasy on conditions of life that the reality forces, which Moojin Brothers discovered. What kind of future has the numerous sacrifices under the proposition that the past creates future taken us to? Future is conveyed to the future through experience. In the past where individual’s partial memories and experience of the world are in disarray, the virtual future to predict in the midst of vague anxiety, and the present time that is suffocating in between those, Moojin Brothers discover another story right before it vanishes and inbreathe another life to it. As we recite these poetic stories, we will be able to meet a piece of suspended present- because life, unexpectedly, is supported by a series of trivial opportunities.


Goeun Song
Curator, Space O'NewWall


소멸하는 언어를 위한 시

유네스코 언어 기록보관소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약 7,000여 개 언어가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중 절반에 가까운 3,000여 개는 금세기 안에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언어의 소멸은 생태계의 멸종 현상에 비유될 수 있다. 탁월한 종(種)이 나타나면 기존의 종이 도태되는 것은 순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규모 절멸은 초유의 일이고 이에 맞서 소수 언어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들이 생겨나는 것도 자연스럽다. 무진형제의 작업은 이런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언어를 보존하려는 행동과 유사해 보인다. 단, 언어의 죽음을 막기 위해 최후 사용자의 말을 사실적이고 세심히 기록하여 보존하는 것과 달리 무진형제는 사라졌을 법한 이야기를 그들만의 시적인 감성으로 재탄생시켜 보여줌으로써 삶과 예술의 여러 층위들을 다시 사유할 수 있게 만든다.

<속인의 밀담>은 그간 무진형제가 탄생시킨 이야기들을 성북동의 작은 한옥 구석구석에 풀어 놓는 전시다. 무진형제가 풀어 놓은 이야기 속 화자들은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며 각자의 감춰진 이야기를 교환하고 있는 듯하다. 그들의 이야기가 감춰진 이유에 특정한 음모나 비밀은 없다. 단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영원히 사라져버린 언어들처럼 역사의 표면 아래로 깊이 침전됐을 뿐이다. 관람자는 작품을 직접 대면하기 전 붉은 장막을 걷고 이주헌의 대청에 들어서게 된다. 장막 안은 텅 비어 공허하지만 그 공기는 각각의 이야기들이 부유하는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공간을 고요히 비추고 있는 조명은 고해소의 불빛처럼 우리를 담담히 다른 시공간으로 이끈다. 대청의 왼편 안방에서는 신작 <풍경(風經)>(2016) 속 두 형제가 오늘도 부지런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두 형제는 아버지가 남기고 간 기이한 형체의 물질을 보존, 관리 중이다. 그래서 그들의 진열장은 자신들도 이해하지 못할 것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형제는 이 물질의 정체를 밝혀내기보다는 아버지의 유품과 같은 그것들에 둘러싸여 세상과 단절되어 지내고 있다. 정체 모를 물질에 대한 형제의 맹목적인 부지런함은 오늘날의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세대의 상황과 묘하게 닮아 있는 듯하다. 무진형제는 이들을 탈출시킬 방법으로 보르헤스의 ⌜상상 동물 이야기⌟의 신화 속 동물들을 소환했다. 허구의 존재들은 종종 현실을 뛰어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매개체가 된다. 〈풍경〉은 무진형제가 처음으로 시도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이야기 전반을 흐르는 분절적 서사 구조와 영상 속 이미지의 독특한 질감이 스톱모션 특유의 효과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풍경> 속 우로보로스가 원형의 무한한 시간의 고리를 만들듯 대청의 오른쪽 건넛방에 위치한 <적막의 시대>(2012)와 함께 설치된 오브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얼마나 흘러가고 있을지 모르는 1902호 여자의 시간의 관념을 상징해준다. 그녀는 허름한 작업실에서 환청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작업을 포기하지 않는 예술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시간의 그림자’를 지나면 <결구>(2015)의 터널 입구가 보인다. 거기엔 노동자 M이 덩그러니 앉아 있다. 습하고 허름한 방을 피하기 위한 노력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이런 M을 위로해야 할지, 아니면 그런 위로가 가능할지 묘한 혼란 속에 터널을 겨우 빠져 나와 붉은 장막을 걷고 이주헌의 조그만 마당에 선다. 신선한 공기를 한 모금 마시는 사이 하늘까지 닿은 재건축의 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 마당의 한켠에서 발견된 <더미>(2015)의 이토이토 할멈은 불길한 예언자의 뒷모습을 하고 무너진 마을 위를 가로지른다. 이번 전시에서 무진형제는 단순한 스크리닝을 넘어 곳곳에 배치된 영상 속 오브제와 드로잉의 연극적 요소를 통해 그들이 만들어낸 가상현실을 더욱 가까이 감각하도록 만들고 있다.

무진형제 작품의 등장인물은 모두 기묘한 소명의식의 지배를 받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것은 무진형제가 주인공에게 이름을 붙여준 것처럼 그들에게 부여한 정체성이다. 만일 무진형제가 담지 못한 이들의 삶의 이면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 <풍경> 속 형제는 아버지와의 행복한 조우를 여전히 꿈꾸며, <적막의 시대>의 1902호 여인은 자신의 예술에 취해 황홀한 무아의 경지를 넘는 중인지도 모른다. 영상 속 주인공들의 목적과 방향을 상실한 수행은 무진형제가 발견한 현실이 강요한 삶의 조건들에 대한 판타지로 해석된다. 과거는 미래를 만든다는 명제 아래 치러진 수많은 희생들은 결국 우리를 어떤 미래로 데려다주었나? 과거는 경험을 통해 미래로 전달된다. 개인의 부분적 기억과 세계에 대한 경험이 어지럽게 뒤섞인 과거,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도 안간힘으로 예측하고자 하는 가상의 미래, 그리고 이 사이에 끼여 질식해가는 현재의 시간에서 다행히 무진형제는 또 다른 소멸 직전의 이야기를 발견하여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다. 이 시적인 이야기들을 읊조리며 우리는 한 조각의 유예된 현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의외로 소소한 계기의 연속에 의해 지탱되고 있으므로.


송고은
큐레이터, 스페이스 오뉴월